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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러시안블루_Opened
 자식과의 관계  
조회: 3594 , 2014-05-09 12:43

53세 H씨는 외아들을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다
남편 벌이만으로는 부족해 온갖 부업을 다해
최고의 학원을 보내면서 키웠다
자식이 원해 해외 연수도 몇 나라씩 보냈다

그런데 결혼을 반대한 다음부터 남보다 더 소원해졌다
아들의 연애사에 깊숙이 관여한 후부터다

아들이 여자친구를 선보였는데 도무지 아들의 안목을
믿을 수 없어 대놓고 화를 낸 것이 화근이었다
 
"나는 예쁜 여자 아니면 장가 안 가"를
외치던 녀석이 고른 여자로는 보이지 않는 
겸손한 외모까지는 이해하겠는데 
아버지가 뺑소니운전으로 감옥을 다녀왔고 
남동생이 고등학교 졸업후  가수가 된다며 백수로 산다는 것이다

반듯함을 중시하는 그녀로서는 이해가 안 되는 환경이었다

아가씨가 반듯한 직장을 가진 것도 아니었다
분식집을 하는 어머니의 보조 역할을 하고 있었다
 
아들이 그 아가씨와 결혼하면 뼛골 빠지게 평생
처가 뒷바라지나 해야 할 것 같아 그녀는
필사적으로 아들의 연애를 말렸다

그러나 아들은 엄마 말을 듣기는 커녕
"엄마가 어떻게 돈때문에 결혼을 말릴 수 있느냐"며
엄마를 저질 속물로 몰아세웠다

화가 난 그녀는 "그러려면 당장 나가라"는 막말을 했고
아들은 정말 집을 나가 멋대로 결혼을 해버렸다
 
- 이정숙의 '인생 3막' 중에서


*  어제 퇴근길에  읽고  많은 생각을 한 글... 
   덕분에 내려야할 지하철역을 지나쳤다.
   
   자식이 성장하면  독립적 인격체로 인정하고,
   녀석의 선택 또한 인정하는게 맞다. 
   그래야한다고 생각한다. 

   친구라면 "니가 데리고 살거 아니잖아..인정해라" 라고 충고하겟지..  
   그런데, 나에게 이문제가 닥친다면,   실망감을 감출 수 있을까?


해피맘   14.05.09

갑자기눈물이...나역시 비슷한 처지에 놓여있는 상황이라서..
남들일에는 쿨하던 내가 내앞에 닥친 자식일에는 혼란이 오더이다..

프러시안블루   14.05.09

그 심정 충분히 이해갑니다.
마음에 드는 며느리와 알콩달콩 사이좋게 지내는 좋은 시어미니
를 꿈꾸셨을테니까요.

위에서 사례를 든 53세 H씨 이야기에는
상대 아가씨의 겉모습과 조건만 있는거 같아요.
정작 그 아가씨가 어떤 사람인지는 없거든요
대부분 부모들이 그런 조건들만 보고 사람은 아예 안볼려고하죠.

어려운 환경에서도 반듯하고 슬기롭게 자란 아가씨일 수 있을텐데요.
반듯한 직장이 아니라고 사람까지 비뚤어진건 절대 아니니까요.

저는 "끼리끼리 만난다"는 말을 믿습니다.
제가 자식을 바르게 키웠다면 그런 사람을 만날테구요
아니라면, 제가 자식을 바르게 키우지 못한거겠죠...

자식과 원수되는것 보다는
선택을 존중해주는게 맞지 않을까요?

  14.05.09

마음에 드는 사위는 있어도
마음에 드는 며느리는 없다...란
말이 있던데 제 세 딸들 생각하니
벌써 걱정이네요..부디 남편과
시 어른들께 사랑받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저 처럼요^^

프러시안블루   14.05.09

제가 참 좋아하는 웹툰이 다음에서 연재되었던 <무한동력>인데요..

남자주인공 여친으로 '솔이'라는 아가씨가 등장해요
아버지의 파산으로 대학을 중퇴하고, 네일샵에 근무하는 아가씨에요
결국 수년만에 집안의 빚을 모두 갚죠.

남자 주인공 졸업식날 부모님께 솔이를 소개시키는데요.
부모님이 이것저것 여쭤보시더니 속으로 못마땅해 하세요
"아들이 그 아가씨와 결혼하면 뼛골 빠지게 평생 처가 뒷바라지나 해야 할 것"
이라고 생각하시는 거겠죠.

그런데, 실제 만화속의 솔이는 밝고 건강하고, 슬기로운 정말 매력적인 아가씨입니다

우리가 못보는 어떤 빛을 젊은 친구들은 볼 수 있다고 믿어요.
저희는 때가 찌든 사람이잖아요..

프러시안블루   14.05.09

제가 아는 형은 어머님이 결혼을 반대하셔서 결국 헤어졌어요
더구나, 어머니가 그 아가씨에게 모욕까지 주셨죠.
결국, 그형은 30년 넘게 어머니 안보고 살아요.

  14.05.09

그 형님분 너무 안타까워요..사랑하는 분을
놔주시다니요.. ㅠ어머님은 무엇을 얻으셨을까요 ㅠ
자식이 소유물도 아니고..

속물   14.05.09

이런 비유하면 이상할까요?..이번 세월호 사무승무원 고 박지영양은 2년제대학을 다 졸업하지 못하였고 홀어머니 아래서 컸지만 그녀가 마지막에 보여준 용기와 희생정신은 매우 고고해 보였어요. 좋은집안에서 자라고 좋은대학교 나온 사람이라면 그 곳에서 더 훌륭 했을까요? 어릴때부터 종종 몇몇 사람들이(심지어 어린애들도 그런 소리를 합니다.) 전문대 다니는 사람들을 보고 골빈x이니 집안망신이니 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것에 너무 많은걸 놓치고 살고 있는거 같아요.

해피맘   14.05.09

애지중지키운 큰딸..심하다할정도로 맘에안드는 남친에 목을메네요.어려서겠지싶어 첨엔무지반대.지금은 지켜보는중..고생길이 너무훤해보여 괴로워요.그래도 그게 자기삶이라면 받아들이려구요.윗분말씀처럼 너무반듯하게 키웠다고자신한 딸이 사람눈보는눈이 그거밖에 아니었나싶어 한동안 자책속에서 넘 힘들었네요.갱년기로 감정적으로 힘든 이때 이성적인판단력도 행동도 예전같지않아 하루하루 저와의전쟁을 치루네요

프러시안블루_Opened   14.05.09

해피맘님께선 특출하게 자제분을 잘키우신 케이스시죠.
어떤 일기에서자녀들에 대한 자랑스러움이 은연중 느껴졌거든요
그래서 더하실겁니다

해피맘   14.05.09

이런말하긴 그렇지만 남편이 그러대요..세월호의 안타까운 자식들의 생명... 그래도 속을 썩여도 내곁에 건강하게 있어주는것만도 얼마나 고마운일이냐고..

Jo   14.05.09

자신 없네요. 하지만 다른 사람이 저에게 이런 말을 한다면 답이 빤히 보이네요. 사랑도 중요 하다구요. 그냥 아들의, 딸의 선택을 믿어 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