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C버전 구독관리
공개일기 한줄일기 내일기장
李하나
 complex series1. 외모 콤플렉스   cinq.
조회: 3000 , 2015-10-16 23:23


나는 외모 콤플렉스가 있는 편이다.




.
.

이 문장을 건져올리기까지
꽤나 시간이 걸렸다.
근 몇 년 동안 나의 모든 문제는
성폭행으로부터 비롯된다는 인식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다양한 요소들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볼 수 있게 되어 기분이 좋다.

다른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내게도 외모 콤플렉스가 있다.
특히 남자들과 함께 있을 때,
내 외모에 많은 신경을 쓴다.

가장 먼저 나는 눈이 좋지 않기 때문에
편안하게 있으려면 안경을 써야하는데
나는 안경을 쓰는 걸 정말 좋아하지 않는다.
안경 쓴 내 모습이 못 생겼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진짜일까?
사실 안경을 쓰고 다른 사람들 앞에 나섰을 때 듣는 평은
'지적이다'
이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그냥 못 생겼다.
눈도 작아지고
각진 얼굴형이 돋보인다.

흠,
일단 사람들의 조언대로
안경테를 바꿔봐야겠다.
검은색 굵은 뿔테인데
이것이 나의 이미지를 너무 강하게 만든다고 하니까.
다음에 안경을 바꿀 때는
얇고 동그란 안경으로 바꿔야지.

그리고 미국 교환학생만 다녀와서
라섹 수술을 해야겠다.
교환학생 가기 전에 하면 가장 좋겠지만
그러기에는 돈이 좀 부족하니까.
갔다와서 꼭 라섹을 해야지!

그리고 눈썹을 다듬어야겠다.
나는 눈썹이 매우 짙고 숱이 많다.
눈썹을 정리하면 인상이 달라진다고 하니까,
교환학생 가기 전에 브로우바에 가서 눈썹을 정리해야지.

그리고 머리를 바꿔야겠다.
상한 머리를 자르고
파마를 해야지!

나는 피부나 몸 컴플렉스는 별로 없다.
얼굴형 콤플렉스가 가장 크다.
도드라진 광대와 각진 턱,
이 내가 싫어하는 요소인데-

사실 이건 내가 왜 이렇게 생겼을까 고민해봤자 별로 소용이 없다.
그냥 아빠 얼굴을 보면 된다.
아빠가 이렇게 생겼다.

엄마랑 아빠 얼굴을 놓고 보면 내 얼굴이 타당하다.
그런데 내가 무슨 요술을 부려 이것보다 더 예뻐진다는 말인가?
엄마 아빠가 진짜 멋있고 예쁜데 내가 못 생겼다면
고민할 필요가 있겠지만
나는 유전적으로 자연스러운 결과를 타고났을 뿐인데-
이것과 다를 것을 바라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억지다.


나보다 예쁜 사람들은
부모님들이 우리 부모님보다 예쁜 것이다.

단지 그것 뿐이다.

누군가가 예쁘다고
'아 쟤는 예뻐서 좋겠다'
라고 부러워할 것이 아니다.
정 부럽다면
'아 쟤는 부모님이 우리 부모님보다 예쁘고 잘 생겨서 좋겠다.'
라고 생각하자.



.
.


자, 정리하자면
나는 유전적으로 타당한 외모를 갖고 있기 때문에
내가 왜 이렇게 생겼을까 고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러므로 내가 갖고 있는 콤플렉스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효율적이다.

먼저 물질적인 노력과
심리적인 노력을 같이 할 건데,
물질적인 노력은 아래와 같다.

1. 안경 바꾸기
2. 라섹하기
3. 눈썹 정리하기
4. 머리 바꾸기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운동을 하자.
운동을 해서 땀을 빼면 피부도 좋아지고
몸의 균형도 맞고,
살도 빠지니까.

5. 운동하기(살 빼기)




.
.

그리고 심리적인 노력은,
내가 현재 갖고 있는 외모 콤플렉스와
과거의 외모 콤플렉스를 같이 들여다보는 것이다.

내 외모 콤플렉스가 시작된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무렵.
그 이후부터 고등학생 때까지 꽤 심각하게 갖고 있었으니
그것이 나의 성격 형성에 꽤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이 부분들을 드러내보자.
그 때 느꼈던 감정들이
지금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일 수 있다.
그것들을 해소하면
내가 지금 갖고 있는 내 외모에 대한 느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아직은 과거에 영향을 많이 받는 상태인 것 같다.



.
.

나는 내가 완전히 못 났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꾸미면 굉장히 세련된 이미지이고
웃음이 예뻐서
밝고 좋은 인상을 준다.

신체가 균형 잡히게 발달되어 있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건강하다', '몸이 예쁘다'라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뱃살이 조금 거슬리기는 하지만,
바깥으로 티가 안 나서 그런지
거기에 대한 콤플렉스는 별로 없다.

웃는 표정에 대한 콤플렉스도 조금 있는데,
코를 찡그리고 잇몸이 보이게 웃는 편이라
그 모습이 사진에 찍히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싫다면 웃는 모습을 예쁘게 해보는 것도 좋을 일이다.


.
.

외모 콤플렉스는 사람이라면 누구다 다 갖고 있는 것이다.
나보다 심한 사람들도 많다.
당장 내 룸메나
나랑 가장 친한 친구만 하더라도
자신이 정말 못 생기고 매력 없다고 생각하고 괴로워하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게다가 뚱뚱하다고까지 생각한다.

나는 다행히 몸에 대한 콤플렉스,
즉 뚱뚱하다는 콤플렉스는 없다.
실제로 날씬해본 적도 없지만
뚱뚱해본 적도 없고
늘 운동을 좋아해서 '딱 보기 좋다'는 평을 많이 듣기 때문이다.

내 외모 콤플렉스가 심화되는 것은
나보다 더 예쁘게 잘 꾸민 사람들과 나를 비교했을 때다.

하지만 비교를 하자면 끝이 없다.
이 사람 저 사람과 비교하다보면
세상에서 가장 예쁜 사람과 나를 비교하게 되는데
그렇게 해서 내가 가진 아름다움을 볼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냥 내 생긴 모습 그대로를 보고 싶다.

나는 꾸미지 않으면 못 생긴 편에 속하고
꾸미면 예쁜 편에 속한다.
얼굴이 크고 사각 턱이며, 광대가 튀어나왔다.
피부는 좋지 않은 편이고 홍조가 있어서 피부톤이 고르지 못하고
여드름이 있으며 기름기가 많은 편이다.

화장으로 이 부분들을 잡아주면
이목구비가 또렷해서 전체적으로 인상이 많이 바뀐다.
머리가 길고 키가 크고
옷 입는 스타일이 도시적이어서
꾸미면 예쁘다.

턱이 뾰족하고
하관이 내려온 편이어서
머리를 묶으면 예쁘지 않다.
하지만 머리를 풀면
턱을 가려주어 이목구비가 부각되기 때문에 예쁘다.

얼굴의 좌우가 비대칭이고
턱관절 장애가 있어서
자세에 좋지 않은 행동
(오래 앉아 있기, 짝다리, 턱 괴기, 손 관절 꺾기)
들을 하면 턱이 비대칭이 되어 보기가 안 좋다.

눈은 위로 치켜올라가 있다.
쌍꺼풀은 있지만 멀리서 보거나 사진으로 보면 보이지 않는다.
속눈썹이 길어서
아이라인을 그리지 않아도 눈매가 또렷하다.
눈썹은 숱이 많고 진하지만 조금 비어 있다.


(아, 
6번! 눈썹을 정리한 다음, 눈썹을 그려주어야겠다.)


.
.


경향적으로
자세가 바르지 않아 턱관절에 무리가 온 날에
얼굴의 균형이 깨지고
웃음기가 사라져서 더 못 생겨 보이는 것 같다.

자세 관리를 잘 하고
손 관절 꺾는 행동을 자제해야겠다.



.
.



얼마 전에 '비교'와 관련된 일기를 쓴 적이 있다.
한복을 고르는데,
자꾸 다른 사람의 한복과 비교하니
내 한복이 너무 이상해보였다고.
그런데 한복 가게에서 벗어나
오로지 내 한복만 보다보니
똑같은 한복인데도 너무 예쁘게 보였다고.

마찬가지이다.
자꾸 내 얼굴을 나보다 더 예쁜 사람의 얼굴과 비교하면
내 얼굴이 이상해보일 것이다.
하지만 오로지 내 얼굴만 보다보면
내가 갖고 있는 아름다움이 보일 것이고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연예인과 비교는 금물.
연예인의 평시와 비교하는 건 괜찮다.
하지만 화장하고 찍은 연예인 사진과 나를 비교하는 것은
정말 위험하다.

왜냐하면 그건 정말 포토샵으로 만들어진 사진이니까.
얼마전에 할리우드 여배우들이 
쌩얼을 공개한 것은 매우 반가운 행동 중 하나이다.
포토샵과 메이크업,
자본으로 이루어진 몸매 관리와 피부관리를 보지 못하고
무작정 일반인들이 자신의 외모를 연예인들과 비교하면서
마음의 병을 얻는 것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지.

그 사람들이 나보다 더 예쁜 건 맞지만,
내가 그 사람들의 화보보다 예쁘지 않다고 해서
한참이나 못난 것은 아니라는 것.

즉,
나도 그렇게 돈으로 피부 관리하고 몸매 관리하고,
화장하고, 예쁜 옷 입고,
화질 좋은 카메라로 사진 찍고 보정을 한다면
그들만큼은 아니어도 지금보다 훨씬 더 예쁘게 보일 수 있다는 '가능성'
을 인정하는 것.





(스칼렛 요한슨의 메이크업 전, 후)




.
.

둘 다 아름답다.
나보다 훨씬 예쁜 건 당연하다.
하지만 내가 그동안 나와 비교해왔던 모습은
메이크업 후니까,
나의 모습과 비교하는 건 부당하다.

비교하려면 쌩얼의 그녀와 비교하는 게 맞다.
그러면 메이크업을 한 후 보정한 사진과 비교하는 것보다
그 갭이 훨씬 줄어든다.
그러면 나에 대한 자책도 줄어들고!


이런 외모 콤플렉스가 더 강화되는 점 때문에
되도록 대중매체는 접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그렇다고 영화나 드라마를 아예 안 볼 수도 없는 것이고.

광고나 예능은 최대한 안 보려고 하고 있지만.
영화에도 너무 예쁜 사람들이 예쁘게 하고 나오니까.



.
.


여기까지는
심리적인 방법들이니까
다시 번호를 붙인다.

1. 남과 비교하지 않기
2. 연예인을 되도록 보지 않기. (방송)



더 정리하고 싶지만
내일 놀러가야해서
이만 줄인다.

어쨌든 오늘의 요점은
나는 외모 콤플렉스를 갖고 있는데,
그것들을 완화시키는 실질적인 방법이다.



[물질적 노력]

1. 안경 바꾸기
2. 라섹하기
3. 눈썹 정리하기
4. 머리 바꾸기
5. 운동하기
6. 눈썹 그리기
7. 자세 관리 하기
(몸의 균형에 나쁜 행동 안 하기)

[심리적 노력]
1. 남과 비교하지 않기
2. 연예인을 되도록 보지 않기




아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3번을 덧붙이자면
다른 사람들의 얼굴에서
아름다움을 보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얼굴에서 못난 점을 본다면
내 얼굴에서도 못난 점밖에 못 볼 것이다.
사람들을 예쁘게 바라보자.
그러면 내 얼굴도 예쁘게 보일 거야.



3. 사람들의 얼굴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기.

질주[疾走]   15.10.17

여성스러움이야말로 여자가 가진 최고의 미 아닌가요.외모도 비중이 크지만 전 무엇보다 여자들이 하는 행동이 여성스럽고 또 은근히 애교부릴때 너무 좋던데요ㅎㅎ 남자가 애교부리면 뭐같지만 여자가 애교부리면 넘 이쁩니다. 막 대놓고 난사하는 애교말고 뭔가 조용히 떠오르는 애교같은걸 말하고있습니다. 뭔지 아시리라 믿습니다.

李하나   15.10.22

ㅋㅋㅋㅋㅋㅋ옛날 사람님 취향은 참 확고하신 것 같아요ㅋㅋㅋ오늘도 또 한 번 웃습니다ㅋㅋㅋㅋ

HR-career   15.10.17

하나 - 님 처럼 자신에 대해 들여다보고 분석하고 실행계획에 옮기는 모습을 보면 참 부럽네요. 자기분석과 자기실행이 항상 잘 되시는 것 같아 부럽습니다. 일기를 쓰면서 더 내면을 들여다보는 훈련을 해봐야겠어요. 아직 저는 많이 부족하네요.

李하나   15.10.22

항상 잘 되지만은 않지만ㅠㅠ커리어님이 칭찬해주신 덕분에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힘내세용!

억지웃음   15.10.20

저는 분위기가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소위 말하는 아우라가 느껴진다는 표현이 가장 적절할 것 같아요....ㅎㅎ
평소 꾸미는 것도 좋아하고 또 그런일을 하는 계통이고 한데 저는 몸매는 빵점이에요
다이어트 하려고 노력은하는데 항상 게을러요 ㅜㅜ
하지만 이번에는 꼭 하려구요~ 그러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요. 오랫만인것 같아요 내가 빼야겠다 느끼고 좀 조심하는 거랑, 빼야하는데...라고 생각만 하는거랑요
그러고보니 처음으로 성공했던 다이어트는 '그'에게 데이고 인 직후 였던거 같아요.. ><

같이 노력해보아요...^^

李하나   15.10.22

오 '빼야겠다'라고 생각이 확고히 드셨다니, 뭔가 힘이 느껴집니다. 역시 뭔가 계기나 동기가 있으면 확실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저도 지금 좋아하는 사람도 없고, 잘 보이고 싶은 사람도 없으니 좀 나태해있달까- 헿 그래서 얼른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음 하는데, 그것도 잘 안 되네용*'_'*

B   15.10.20

저도 비슷하게 제 얼굴형과 안경 등여러가지 크고작은 외적으로 맘에 안 드는 부분도 많지만 요즘 광고 카피가 그러더라고요 파란꽃은 파래서 아름답다고ㅋㅋ 저도 눈썹이 매우 짙고 숱도 많은데 예전에 유행하는 일자 한번 해봤다가 지금은 원래 제 눈썹이 더 자연스럽고 좋더라구요.그리고 안경고민은 안경을 쓰나 안쓰나 똑같다는 남친덕분에 극복했답니다. 외면도 내면도 더 아름다워지시길 기원합니다.^^

李하나   15.10.22

ㅋㅋㅋㅋㅋ일자 눈썹 저도 잘 안 어울리더라구요ㅋㅋㅋ숱만 조금 치고 다듬으려구요ㅋㅋ눈썹이 송충이라서ㅠㅠ와 남친이 참 좋은 말 해주었네요! 그렇게 옆에서 해주는 말들도 참 중요한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