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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내일   일기
조회: 2192 , 2017-06-23 00:13
오늘 직장 회식에서 성희롱을 당했고
너무나 큰 수치심을 느꼈습니다.
그게 잘못인지도 모르는 가해자에게
내일 아침에 직접 제 기분을 말하고자 합니다.

그 말을 듣자 마자 제지하지 못한 제가 참 바보 같지만

예전 같았으면 참고 넘어갔을지도 모르지만
그러면 아무 것도 변하지 않겠죠.
저만 계속 그 기억을 갖고 화병이 날 것 같아서요.

남편이 말했어요.
네 말대로 10년 전 사고방식을 가진 그 남자의 말에
웃으면 넘긴 나는 10년 전 여자 같았다고.

저는 10년 전 여자가 아니라
2017년을 사는 당당한 여자이기 때문에
나의 후배 혹시 생길지도 모를 나의 딸을 위해서라도
그리고 무엇보다도 미래의 나를 위해
내일 말하려 합니다.

원래 소심하지만 내일은 큰 용기 내려고요.

남초 직장에서 젊은 여자가 당하는
크고 작은 성희롱들...
이제 저는 그런 것들을 그냥 넘어가지 않으려 합니다.

오랫동안 제 일기를 적어온 이곳에
공개적으로 글을 남기는 이유는

제가 겪은 일이 부끄럽지 않고
또 제가 내일 말할 때 망설이지 않고
당당히 말하기로 스스로 약속하고 싶어서입니다.

혹시나 저와 비슷한 일을 겪은 분 계시다면
힘 내셨음 좋겠습니다.

  17.06.23

절대 그냥 넘어가지 말아요. 저도 그런 일을 그냥 넘겼다가 며칠 지나고 이야기 했더니 제가 그 사람에게 좋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그 당시 넘어간거 아니냐고 저에게 오히려 큰 소리 치더라구요. 결정 잘 하셨어요. 응원합니다.화이팅!!

B   17.06.23

말했습니다. 아침에 댓글 보고 힘 얻었습니다. 진심인지는 모르겠지만 사과도 받았고요.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네요.^^

기쁘미   17.06.23

저도 개지랄떨었드니 설설기어요! 회사생활 넘편해요~~^^

프러시안블루   17.06.23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어찌 이야기할지 잠못드셨을텐데
후배들을 위해 값진 일 하셨구요
그만큼 세상이 좋아졌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