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만났다   미정
 흐림 hit : 797 , 2000-05-23 00:16 (화)
그를 만나기전 생각했었다........

웃으면서 그동안 아무일 없던것처럼 그의 전화 따위 기다린적 없
다는 듯 도도하게.......

하지만 난 그런건 못할께 뻔했다.

그는 내 앞으로 걸어오고 있었따.

하지만 나는 두리번 거리며 그를 찾느라 다가오는 그를 발견하지 못했따.

드디어 그가 내 눈에 띄었다.

말쑥한 양복차림의....블루톤 와이셔츠에 자주빛 넥타이...

그와 난 어색한 미소로 인사를 대신했따.

하지만 그를 본 순간 내 가슴에 이상한 변화가 일었다.

어색한 미소속에 난 눈물을 꾹 꾹 참아야 했다.

그가 물었다. "어디로 갈까?"

어디든 상관없었따.

그가 신촌 스토리란 곳을 가르키며 여기 들어가자고 말했꼬
나도 그러자고 했다.

그곳엔 빛바랜 흑백사진들을 인테리어용으로 전시하고 있었다.

우리는 술과 안주를 시켜놓고는 말없이 흘러나오는 노래와 사진들을 아무 생각없이 집중하려고 애쓰고 있었따.

서로의 눈빛을 외면하면서.......침묵하면서.....

그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난 그랬다.

그와 나---서로 어색한 웃음 속에서 나눈 대화는 얼마되지 않았다.정말이지 어색했다.

더이상 그와 난...예전의 그와 내가 아닌 듯 했다.

난 이미 바보가 되어있는 상태였다.

머리속의 아니,,,,가슴속의 수많은 말들을 쳐박아두고는 그에게는 그저 어색한 미소만 짓고 있었다.

눈물이 나오려고 했지만 난 참으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결코 그 앞에서는 눈물을 흘리지 않으리라....

한참의 어색한 시간이 흐르고 몇잔의 잔을 채운 뒤에 그는 말햇다.

추억이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나는 생각했다, 추억은 사랑의 또다른 아픔이고 슬픔이라고---

그러나 말하진 않았다.아니 말이 나오지 않았따.

그냥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러자 그가 생각해놓은 말들을 꺼내놓았다.

추억엔 두가지가 있는데....그가 말하고 있었다.

나쁜 추억들에 관해서........나는 그가 왜 그말을 하고있는가를 생각했다.

나쁜 추억만이 오래도록 기억에 자리잡는다고 그가 말하고 있었다.

또 다시 침묵이 흐른다.......

그는 연신 담배를 피웠다. 그도 답답한게지.....

그가 또 물었다. 사랑의 정의를.....

난 그가 어떤 말을 했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나의 머리속에수많은 생각들이 있었지만 결코 말할 수 없었다

사랑은,.....

그리고 그는 마지막 질문인듯 또 다시 물었다.

이별은 뭐라고 생각하느냐고,,,,이번엔 내가 말할차례라고 그가
말했지만 난 여전히 바보인 채였다.

그가 말했다.

이별은 새로운 시작이라고.....후후 난 그이야기에 동의 할수 없었다.

내게 이별이란,,,,,,,결코 내 스스로 할 수 없는 것이었기에..

난 이별을 한적이 없다. 사랑을 하고 헤어졌다고 해서 누구나 이별을 하는 건 아니다.

내게 있어 이별이란 사랑하는 이의 기억에서 내가 지워질때 ..
그게 이별이다.그렇기에 난 스스로 이별을 할 수 없다.
이별의 때도 알 수가 없다.

이별=새로운 시작....그는 역시 낙천적인 사람이었다.

이별과 새로운 시작,,,,,그가 말하려는게 뭘까????

그는 대중가요의 이별에 관한 주제를 거론하며 계속해서 이별을 말했다. 그의 의도가 무엇일까????

무엇을 말하고 싶은걸까.....

난,,,바보처럼 그에게 묻지도 못하고 말하지도 못하고..

입은 꾹 다문채로 술만 마셨다. 속이 답답했다.

하지만 입을 열면,,,참았던 서러운 눈물이 터져나와버릴까봐
그에게 그런 모습을 보이는게 두려웠다.

그가 물었다.

하고 싶은 말 있음 하라고....속알이 하면 나만 손해라고...

자기에게 불만이 많을텐데,,,,라고 말하는 그는

이미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묻고 있다.

그는 잘못이 없다.

그는 나처럼 일부러 전화하지 않으려고 애를 쓴것도 아니었고

불가피한 사정이 있어서 내게 전화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그저 일상에서 내 존재란 있어도 그만인 존재였고

생각나지 않아 전화를 하지 않은 것 뿐이다.

내가 알던 흔한 사람들처럼 그에게 난 그런 존재인 것이다.

그에게 불만을 품을 문제의 것이 아니다.

그의 마음이 날 사랑하지 않아서 그런것인데 뭘 어쩔수 있을까?

힘들고 아플때 그가 생각났지만 그에게 기댈수 없었던 것도 아마 눈치빠른 나 자신이 그의 맘을 이미 알아채린 때문일껏이다.

내가 그를 열흘만에 만나러 간다고 했을때.....친구가 말했다.

넌 자존심도 없느냐고.....

난 그런것 따지고 싶지 않았다.

그가 먼저 내게 다가왔고, 그가 먼저 내게 사랑을 썼고,말했기
때문에.........

난 그에게 묻고 싶었다.

이제 내가 해야할일을.......난 바보이기 때문에....  
 00.05.23  글삭제 이글의 답글달기
맘이 아프네요..

님의 글을 읽고 있으니 마음이 아프군요..
누군가 내 심장을 칼로 도려내는 듯한 아픔..
꼭 내 마음을 들켜버린것 같은 느낌이네요..
힘내시라는 말도 하기가 힘들군요..
그 아픔이 결국엔 자기 몫이라는 것 아실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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