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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그냥 사랑하는 날   오늘은말야
조회: 512 , 2022-06-16 16:06


오늘 나는 그와 나의 관계가 대부분 나의 일방적인 사랑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와 잠을 자던 도중 새벽 4시에 내 전화기로 모르는 번호로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그는 화들짝 놀라 이 새벽에 누구냐며 역정을 내었다.

비몽사몽한 나도 화들짝 놀라 번호를 한참 들여다 보고 전화를 받지 않고 끊었다.

전 남자친구의 번호가 분명했다.

이 시간에 누구냐며 화를 내는 그에게 전 남자친구라고 차마 말을 하지 못했다.
그냥 덮고 넘어가면 안되냐는 나의 말에

그는 우리의 믿음이 깨졌다고 했다. 
내가 그를 속였다고 했다.

내가 전화한 것도 아닌데, 그 사람과 연락을 주고 받은 것도 아니고
번호를 삭제하고 차단하는 걸 잊었을 뿐인데.
카카오톡, 인스타 전부 차단하고 

단 하나 그 번호만 차단하지 않은 내 자신이 너무 야속했다.

새벽 4시에 대관절 무슨 연유로 전화질을 한단 말인가

그 누구보다 당황한 건 바로 나인데. 
이 상황을 현명하게 해결할 방법을 강구해야 하는 것도 애석하게도 나였다.

마침 잠에 들기 전 그는 그런 말을 했다.
내가 본인을 속 썩이면 내가 싫다고.


난 그가 내 속을 썩이면 속이 썩는 것이지 그가 싫지 않다.

내가 그를 좋아하는 마음은 좋아하는 마음이고
속상한 건 속상한 거다. 내 사랑의 본질은 깊은 곳에 있어서 잘 썩지 않는다.

하지만 나라는 존재는 그에게 얕은 존재였던 것이다.
얄팍하다. 그래서 더 화가 나고 나를 더 고치고 싶은 걸까 

내가 개선될 여지가 있기 때문에 나랑 만난다고 했다.

난 망가지지 않았어. 난 고쳐져야 할 사람이 아니야.


난 깊은 사람이야. 그니까 나는 나의 깊은 사랑을 할 것이다. 
그의 자극에 넘어가지 않아.

나는 훌륭한 사람이야. 하지만 언젠가 그만둬야겠지.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행동을 하지 못하고 있어.

왜 이러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사랑 받고 싶다. 
인정 받고 싶다.
서로 기대고 싶고 안정적인 사랑 안에서 편히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