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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하나
 헤어졌다   연애
조회: 381 , 2023-07-02 22:26



세 번째 이별~
6개월 사귀던 남자친구와 어제 헤어졌다.
최근 둘 다 각자 일정이 너무 바빠서 스트레스가 심했고
감정도 좋질 못했다
사이도 좀 삐그덕 거리고
내 상태도 너무 좋지 않았고
상대방도 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

어쨌든 결론은 상대가 먼저 헤어지자고 했고
어제 그러기로 결론을 냈다.
그 과정에서 나도 상처를 받기는 했다.

그치만 생각보다 잘 지내고 있다
바로 본가로 내려가서
가족들이랑 같이 있었고
친구도 만나고
통화도 계속 하면서
내 이야기를 많이 했더니 좀 속이 많이 풀렸다
특히 내가 차임을 당했다보니
자책을 많이 했는데
여러 사람들에게 이야기해서
균형잡힌 시각도 가질 수 있었고
위로도 받았다

내 편을 무조건 들어주는 사람들도 있고
상담 선생님은 또 내가 기여한 부분을 짚어주시기도 했고
나도 좀 여유가 생겨서 되돌아보니
각자 참 힘들었고 또 서로에게 상처를 받았더라
내가 기여한 부분 그쪽에서 기여한 부분이 골고루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아직도 일상 속에서 그 친구의 흔적이 보일 때마다
눈물이 쏟아진다
그래도 방금 전에도 또 친구가 방에 놀러와서
한참 내 이야기 들어주고
즐겁게 수다 떨고 났더니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그 친구가 그리운 것도 있지만 
뭔가 내가 잘못한 것 같은 느낌과 후회 때문에 힘든 건데
이렇게 털어놓으면 
내가 열심히 했던 것들 잘 하려고 노력했던 것들도 충분히 짚어주고
내 잘못 아니라고 해줘서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 같다

내가 대학원 생활 하느라 
전 남자친구를 너무 힘들게만 한 것 같고
그래서 나를 떠난 게 아닐까 힘들었는데

친구가 와서는
그래도 대학원 다니면서 그렇게 일주일에 두 번씩 만난 게 진짜 대단하다고
자긴 못 했을 거라고 
늘 대단하다고 생각했다고 해주었다

맞다
진짜 잠 줄이고 시간 쪼개가며 만났었다
없는 돈도 데이트하고 선물 사주는 데 썼고
친구들 두 번 만날 거 한 번 만나고 안 만나면서 얘를 만났다
이 정도면 열심히 했다고 생각한다

대학원 4학차를 만나면서 
이 정도 이상 해주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자기도 언젠가 대학원을 가보면 깨닫겠지...^^
난 최선을 다했다ㅠㅠ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고 
내가 좀 더 개선할 부분도 있다

나는 좀 더 부정적인 감정을 처리하고 
내가 원하는 것을 표현하는 연습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걸 하면 좀 더 가볍게 연애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이번 학기에 내가 심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그걸 잘 처리하지 못하고 쌓아두게 된 것도 있다
마음은 커녕 끼니 챙기기도 어려웠는 걸....?

그치만 어쨌든 
다음에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좀 더 나은 상태에서 만나기도 만나겠지만
부정적인 감정을 처리하고
내가 원하는 바를 분명히, 그리고 간결하게 표현하는 걸 연습해봐야징ㅎㅎㅎ

그리고 서운했다는 말을 할 때도 사람 봐가면서
그리고 상대의 상태를 봐가면서 해야하는 것 같다
나도 괜히 찡찡거린 건 아니었고
이걸 쌓아두면 터져서 헤어질 수도 있겠다 싶은 것만
좀 긴급히 처리하는 느낌으로 서운함을 표현한 것도 있는데,
상대방이 받아들일 상태나 마음의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무턱대고 해버린 것 같다

근데 이게 안 느껴질 때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적절한 타이밍에 적당하게 이야기하는 게 맞는 것 같다가도
막상 그렇게 서운함이 올라오면 이성적이기가 어렵단 말이지
그리고 계속 연락을 하고 있다보니 좀 어렵기도 하고

다음에 만약 이런 일이 생기면
일단 나에게 집중해서 연락 텀을 줄이고
내 마음을 정리한 다음에
가볍게 간결하게
내가 느낀 감정과 내가 원하는 것을 중심으로 얘기해보고 싶다

당분간은 대학원 다닐 때만큼 힘들 일은 없으니까
연습할 수 있지 않을까?ㅋㅋㅋ


.
.

아무튼 이번 연애를 통해 느낀 것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는
부정적인 감정도 기꺼이 느끼고 처리할 수 있어야 하며
원하는 바를 분명히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그러려면 상대를 믿어야겠지?
상대를 믿기 위해서는
내가 나를 사랑해야 한다
나를 아낄 수 있는 상태에서 연애를 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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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지면 울다가 
또 친구들이랑 얘기하고
맛있는 거 먹고
잘 놀고
할 일 잘 하다가 
또 생각나면 무작정 그리워했다가
그러면서 지내다보면
괜찮아지겠지 :) 

고슴도치   23.07.03

:)
펜시브 님이시군요. 저도 비슷한 정도 만나고 정리한 사람이 있는데, 기간이 길지 않다고 생각함에도 곳곳에 스며들어 생각이 적잖게 나더군요. 말씀하신 대로 할 일 잘 하시고 즐겁게 지내고 있다보면 또 그렇게 그렇게 지나가고 지나간 세월 속의 한 명이 돼 있겠지요. 저는 그런 것 같아요.

李하나   23.07.22

ㅎㅎ안녕하세요 고슴도치님. 맞아요 짧은 시간이었어도 꽤 열심히 추억을 쌓았던 터라, 생각이 많이 나더라구요. 세월 속의 한 명이 되어가고 있는 과정인 것 같아요ㅎㅎ 댓글 감사해요!

볼빨간   23.07.07

그랬군요.
힘들어지면 울다가
얘기하고 맛난 거 먹고
그렇게 잘 지내주길 바랄게요

李하나   23.07.22

늘 포근한 댓글 감사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