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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 스크랩 - 우리가 보낸 순간 (김연수)  
조회: 2676 , 2012-06-24 01:06


30초안에 소설을 잘 쓰는 법을 가르쳐 드리죠.

봄에 대해서 쓰고 싶다면,
이번 봄에 무엇을 느꼈는지 쓰지 말고, 어떤 것을 보고 듣고 맛보고 느꼈는지를 쓰세요.

사랑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쓰지 마시고,
사랑했을 때 연인과 함께 걸었던 길, 먹었던 음식, 봤던 영화에 대해서 아주 세세하게 쓰세요.
다시 한 번 더 걷고 , 먹고, 보는 것처럼.

우리의 감정은 언어로는 직접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우리가 언어로 전달할 수 있는 건 오직 형식적인 것들뿐이예요.

이 사실이 이해된다면, 앞으로 봄이 되면 무조건 시간을 내어 좋아하는 사람과 특정한 꽃을
보러 다니시고, 잊지 못할 음식을 드시고, 그날의 기온과 눈에 띈 일들을 일기장에 적어 놓으세요.

우리 인생은 그런 것들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소설도 마찬가지예요.
이상 강의 끝. 
                                                       - 59 쪽 -






카산 자이드 아메르가 들려준 이야기다.

한 강사가 강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이십 달러짜리 지폐를 들고 물었다.

"이 이십 달러짜리 지폐를 갖고 싶은 분 있습니까?"

여러 명의 손이 올라가는 것을 보고 강사가 말했다.
"드리기 전에 할 일이 좀 있습니다."

그는 지폐를 구겨 뭉치고는 말했다.
"아직도 이 돈 가지실 분?"

사람들이 다시 손을 들었다.

"이렇게 해도요?"
그는 구겨진 돈을 벽에 던지고, 바닥에 떨어뜨리고, 욕하고, 발로 짓밟았다.
이제 지폐는 더럽고 너덜너덜했다.

그는 같은 질문을 반복했고 사람들은 다시 손을 들었다.

"이 장면을 잊지 마십시오."

그가 말했다.

"내가 이 돈에 무슨 짓을 했든 그건 상관없습니다.
이것은 여전히 이십 달러짜리 지폐니까요.

우리도 살면서 이처럼 자주 구겨지고, 짓밟히고, 부당한 대우를 받고, 모욕을 당합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가치는 변하지 않습니다."

                                                      - 115~116쪽 -

             (파울로 코엘료의  <흐르는 강물처럼>에 있는 이야기라고 한다)




 

억지웃음   12.06.24

두번째 이야기는 본적이 있고, 또 좋아하는 얘기에요. 가끔 그걸 잊어버리고 내가 처해있는 상황에 불만과 불평을 얘기하곤 하죠.

그리고 처음 글은 스크랩 해야 겠네요.
여행을 앞둔 제게 정말 좋은 내용인 것 같아요.

cjswogudwn   12.06.25

에, 그럼 일기장에 그렇게 적는 페이지를 마련해봐야겠네요. 소설은 아니지만..
계속 반복된 이야기만 일기에 적히는 경향이 있어서..다시 볼 때 영 민망한 일기들이 너무 많았거든요 ㅠ
오늘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정말로 내 눈과 귀..전 개인적으로 이 두가지에 집착해서 적어봐야 겠어요. 후각이나 맛, 촉감은 설명하는 데 자신이 없어서ㅋ
밑에 글! 좀 생각해봐야겠어요. 요즘 자신감이 많이 없어졌는데, 읽고보니 난 나니까 이렇게 주눅드는 것도 웃긴 일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