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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막군
 빨래해야 하는데..   그대여
조회: 1923 , 2014-08-24 15:11
빨래를 돌리고 싶은 날이 있다
마냥 우울해서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
제자리를 맴돌며 깊은 울음을 토하는 녀석이
한 발짝도 내딛지 못하고
그저 주저앉아 있는 초라한 나와 닮아서
홀로 돌아가는 세탁기만
멍하니 바라보는 날이 있다

마음도 빨래처럼 씻어 낼 수 있다면
쪽팔리고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는 날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 속 찌든 때까지 빠질것만 같은데
언젠가 네게서 묻은 듯
가슴 떠나지 않는 향기도
한 때의 집착과 망설임과 질투와 아픔과 미련도
모든 흔적들이 깨끗해 질 수 있다면

옥시크린 한 스푼이 필요한 날이다

야근 후 집에 가니 열두 시
새벽 빨래ㄴ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