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C버전 구독관리
공개일기 한줄일기 내일기장
向月
 오래도록 함께이길.   지난 이야기
조회: 2247 , 2015-07-16 12:10
 병원에 다녀오고 운동을 하고 집안 정리를 하고
 30분 전에 사온 잡곡에서 벌레들이 나와 다시 마트로 가, 환불을 하고
 애벌레들이 꼬물꼬물 기어나오는데 아아아아아악- 하고 소리지르고, 온몸에 소름이...
 소오름....


 책을 보다가 동네 한바퀴 산책한다고 해가 떨어질 무렵 나갔는데
 집 근처 추어탕집에서 당신의 차를 발견한다.
 스르르륵, 지나오면서 아, 회식한다더니 저기서 하는구나, 하고 웃는다.
 
 밤 10시가 다 되갈 시간.
 뭐하냐는 당신의 말에,
 [니가 어디에 있는지 나는 다 알고있다.] 라고 톡을 보냈더니
 응? 하고 어디냐고 묻는다.
 데리러갈까!! 술 고만 먹고 일찍 오지~ 하니,
 데리러오면 너 인기 최고일껄! 하고 웃는다.

 화장도 안 한 얼굴로, 후줄그레한 트레이닝복을 입고 어슬렁어슬렁 걸어서
 근처까지 가 전화를 한다.

 나와~ 집에 가자. 10시네~ 하니, 니가 이리와~ 하고 나를 부른다.
 싫어, 집에 가자, 부끄럽잖아. 
 
 길가에 서서 한참 식당 쪽을 바라보는데 몇명이 내 앞을 지나가고
 집에 가겠다는 당신과, 안된다고 2차 가자는 두명의 남자가 실랑이를 한다.
 눈이 마주친 당신은 도와줘!하고 외쳤고,
 나는 웃으며 다가가, 안녕하세요, 납치 좀 할께요.. 말했다.

 두 눈이 휘둥그레진 남자 둘. 누구시냐고,
 나는 웃으며 여자친구? 다음에 또 뵈어요, 오늘은 집에 데려갈께요. 했다.
 당신과 나는 후다닥 렉돌이에 올라탔고,
 마구마구 웃는데 뒷자리에 그 남자 둘이 올라탔다.
 아 2차 가자고, 요앞에 호프집~
 누구세요? 진짜 형수님이세요?
 순식간에 렉돌이 주변으로 10명 가까운 사람들이 모인다.


 정신없이 인사하고, 웃고 - 끌려다니며 호프집에 앉았다.
 어떻게 만났냐고,
 당신이 참 좋은 사람이라고, 오래 보진 않았지만 당신 좋은 사람이라고,
 내게 당신의 이야기를 한다.
 나도, 오래보면 정말 진국인 사람이라고 맞장구를 치니,
 역시!하며 무릎을 치며 엄지를 올려준다.
 당신 회사후배들 동생들은, 아 형님 섭섭하다며, 지금까지 숨겼다고,
 내일부터 쌩-할 거라며 웃으며 농담하고 나는 얼굴을 가리고 웃고,
 당신은 어쩔꺼냐고, 형수한테 잘하라고 소리친다.
 
 내 옆에 앉아 계속 농담을 하던 당신 후배가 내게 
 생얼인 것 같은데, 자신있나봐요? 하며 농담하고, 나는 아하하하하하 하고 마구 웃으니
 당신은 화장 안해도 이정도로 이쁘다며, 이자식아! 하고 후배 어깨를 때린다.
 
 예쁜사랑하라고, 국수 언제 먹여줄꺼냐, 결혼해야지, 축의금 지금 드릴까요? 하는데
 당신은 인당 100만원씩 내라고, 그럼 당장 한달뒤에 결혼할꺼라고.
 그러자, 모두 지금 차 팔아서라도 100만원 줄꺼라고 차 열쇠들을 꺼낸다.
 수많은 말을 뒤로하고 우리는 그냥 웃었다.
 


 만약에.... 이별하게 된다면, 내가 죽는다면,
 당신이 떠난다면,
 이 모든 이야기들이 아픔이 되고 슬픔이 되겠지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당신과 나는 현재를 사니까.
 당신하고 나는, 지금 이렇게 좋다고 웃고 떠들며 사랑하니까.
 

 돌아오는 차 안에서 당신이 말했다.
 시험 합격해. 몸도 건강해지고. 오늘 이렇게 도장 찍었으니 책임져야지~이 아가씨야.
 나는 웃으며 그럴께. 하고 말한다.
 당신은 내 머리를 쓰다듬고,
 난 그런 당신을 꼭 껴안는다. 



 많이 웃고 많이 행복한 시간.
 그런 시간이 앞으로도 더 많았으면 좋겠다.
 당신과, 오래 함께였으면 좋겠다.


 

도란   15.07.17

도란님이 좋아요를 누르셨습니다bㅋㅋㅋㅋ
예쁜사랑'-'♥ 읽는동안 행복했어요.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