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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빨간
 인생은   2022
조회: 671 , 2022-07-06 00:50
복숭아밭에서 놀다보니 도끼자루가 썩는다는 신선들 이야기가 있다.
내일은 먼 것 같지만 돌아보면 벌써 뒤에 가있다.
거울 속 얼굴이 젊지만은 않고
올해 다이어리 상반기 권이 끝이났다.
20대부터 쓴 일기는, 불안정했던 그 시기를 지나 30대에 다시 나를 시험에 들게 했고 40대에 이제 좀 쉬는 기분이다.
10대까지 생각하지 않고 읽었던 모든 책들에서 주절거릴 수 있는 흑색 말들을 다 내뱉았고 뱉을 게 없어지자 경험으로 부딪혀 살아왔다.
생각하면 생각만큼 되지 않는 삶에 속상했다가 그래도 살아가야 하는 내일에 반항도 했지만 체력이 조금씩 떨어진 나는 그냥 오늘을 살고 있다.

희안하다. 열심히 살 때는 힘들고 행복하지 않았는데, 오늘만 사는 지금은 행복할 때가 있다.

큰 병은 없으신 부모님에 감사하고
살아있는 강아지가 싱그럽고
일이 끝나고 고민하지 않는 시간이 시원하다. 가슴에 큰 파도가 들어온 것 같아 그동안 참 애썼다..
안되는 걸 되게 하려고 애썼고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할 줄 아는지 정의를 만드느라 사회의 모래 알갱이로 살려고 애쓴 시간이 있었다.
뭘그리 긴장하고 힘을 들이고 잠을 못 자고 살아왔을까
안되는 건 놓고 못하는 건 배우고
애쓰지 말지
너무 힘들면 내려놓고 흘러가듯이 살아볼 걸

뭐가 그리 중요하다고...
그 무렵의 중요한게 있었는데 없어졌다.

다시 주변을 파악하고 하고 싶은대로 살아가자
사람에게도 기대, 애정, 분노를 일으키지 않게 너무 가까워지지 말자
나는 세상의 하루살이다.
오늘 뜬 태양 빛을 바라보고
예쁜 꽃을 따라가서 꿀을 찾아 마시고, 날개짓이 피곤할 때 잠시 쉬어가며, 밤이 오면 지붕있는 집에 누워 쉴 것이다.

인생은
이 아름답지도 슬프지도 않은
자신만의 이야기를 완성해가는 것.

오늘도 하루의 날개짓을 쌓았다..

프러시안블루   22.07.06

와우~
구구절절..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

볼빨간   22.08.09

비슷한 생각이군요. 한편으로는 열정을 덮어두게 되는 씁쓸한 맛이 나고요, 한편으로는 안심이 됩니다. 저마다의 삶이란 프랜차이즈같네요. 지점이 다를 뿐 크게는 다르지 않은 맛과 모양? 그 안에서 저마다 안심과 만족을 느끼면 되네요. 무탈하게 살아주소서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