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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결혼 5년차, 그리고 시댁   딸, 그리고 며느리
조회: 2229 , 2015-04-15 00:53

처음엔 힘들었다.

명절이나 제사가 없던 집안의 무남독녀 외동딸로 태어나 28년을 살다가

1년에 제사를 6번 이상 지내는 집안의 맏며느리가 된다는 것이...

형제라곤 가져본 적 없는 내가 9명의 사촌들 틈바구니에 들어간 것도,

결혼한지 1년 만에 생긴 동서와,

제사 이외에도 한 달에 1번 이상은 꼭 모여서 밥과 술을 즐겨하는 열댓명의 친척들...

그 장소가 늘 우리 시부모님댁이 된다는 것도.


'남자 하나 믿고 시집 온다.'라는 옛말이 정말 나에겐 딱이었다.

나의 불만과 투정과 한탄을 묵묵히 들어주고 감싸안아준 신랑 덕분에 버틴 시집살이였다.

시부모님과 함께 산 것은 아니지만 차로 20분이라는 거리는 그냥 한 동네였으니까.


아이가 태어난 후로 호출은 잦아졌고,

서방님 직장 때문에 몇 시간 떨어진 곳에 살고 있는, 아직 아이가 없는 동서 때문에

내마음엔 상처가, 오해가, 억울함이 점점 쌓여만 갔다.

그렇게 쌓인 감정들로 인해 머리뚜껑이 몇 번이나 열린 후에야...

마음을 비우는 법을, 인생에 순응하는 법을, 그리고 환경에 물드는 법을 배웠다.

몸은 좀 힘들어도 마음이 편한 것이 제일이라는 것을 상처투성이가 되어가며 배웠다.

시부모님 입장을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사람은 어딜 가나 힘들다.

어디를 가나 대인관계 때문에 힘겹기 마련이다.

그곳이 직장이든, 학교든, 가정이든, 시집이든 간에 모두 똑같다.

환경에 따른 상황과 포텐이 터지는 클라이맥스가 오는 타이밍이 서로 다를 뿐이다.

누구나 다 힘든 부분은 있다.

누구나 다 어려운 시기를 견디며 지나왔을 것이다.

'나만 왜 이래'가 아니고 '나도 그럴 수 있구나'가 정답이다.


말 그대로,

그럴 수도 있는 거다. 그럴 수 있어!!

담아두지 말고 흘려보내자.

이 또한 지나가리니...


Jo   15.04.18

많이 힘드셨죠~~

살다보면   15.04.20

안 힘들었어요! 라고 할 수는 없겠네요^^ ㅎㅎ
앞으로도 또 힘들 일들이 언제 어떻게 생길지는 모르지만...
모두가 다 힘들어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으니 저도 힘내야겠지요^^
제 닉네임처럼 살다보면 결국엔 다 물 흐르듯이 흘러가게 되어있는 것 같아요~